인류 역사를 뒤돌아보면 한 시대가 지나면 그 시대를 상징하는 문화가 창조되고, 특별히 건축은 그 시대를 대표하는 건축물을 남기게 됩니다. 고대 이집트에서는 불가사의한 피라미드를, 그리스에서는 건축예술의 극치인 파르테논 신전을 남겼습니다. 중세에는 고딕양식을 통해 아름다운 건축을 남겼고 근세에 와서 르네상스, 바로크, 로코코 시대를 거쳐 훌륭한 건축이 역사에 기록되도록 했습니다.
현대 사회에서도 건축의 힘은 위대합니다. 잘 지어진 건축으로 가득한 도시공간은 인간 삶의 질을 높이고 도시 방문객들에게 사랑받는 도시가 됩니다. 그러나 잘못 지어진 건축은 흉물로 남아 도시 이미지를 실추시키기도 합니다. 유명한 도시 비평가 제인 제이콥스(Jane Jacobs)는 마천루로 꽉 메운 뉴욕을 향해서 인간성을 상실한 콘크리트 정글이라고 혹평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시드니의 오페라하우스는 해변에 사뿐히 앉아 우아한 자태로 세계의 사랑을 받고 있으며 많은 관광객들을 불러 모아 시드니의 위상을 세계에 각인시켜 주고 있습니다.
도시의 가치를 드높일 수 있는 훌륭한 건축은 어떻게 만들어 질 수 있을까요? 그것은 건축가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안토니 가우디(Antoni Gaudi)에게는 구엘(Güell)이 있었기에 바르셀로나 도시 전체가 건축의 성지가 될 수 있었으며, 안도 다다오는 후쿠다케 소이치로의 후원으로 산업폐기물로 오염된 섬, 나오시마를 예술의 섬으로 탈바꿈 시키는데 성공을 거두기도 했습니다. 신념과 실력을 겸비한 건축가와 그에게 신뢰를 보내는 후원자는 이처럼 역사에 기록 될 만한 건축유산을 창조 해 냅니다.
그리고 이렇게 만들어진 건축은 시민의 관심과 애정을 받으며 그 가치를 더욱 빛낼 수 있게 됩니다. 오늘날의 도시는 시민이 주인이 되어 함께 가꾸어가는 공간이며 결국 좋은 건축, 좋은 도시를 지속시켜 나갈 수 있는 힘은 시민으로부터 나오는 것입니다.
시민여러분께서 도시와 건축을 바르게 바라보고 애정을 쏟으실 수 있도록 연결다리 역할을 저희 부산건축제가 하겠습니다. 살기 좋고 누구나에게 사랑받는 건강한 도시를 만들어 갈 수 있도록 여러분께서 든든한 후원자가 되어주십시오!
감사합니다.
사)부산건축제조직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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